서평/수업후기

당신의 현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 목 두 번째 책을 읽고.
작성자 아솔 등록날짜 2022-10-15 01:31:41 / 조회수 : 391
  • 카밀로 쌤의 두 번째 책 <당신의 현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를 읽었다.

     

    매 챕터마다 내 이야기가 가득해서, 책 한 권을 다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모든 관념마다 내가 보였다. 자연스럽게 내 안의 관념을 만나는 시간으로 이어졌고 때로는 책 속에서 나에게 던진 물음에 답을 해야 했다. 책을 읽는데, 거의 수행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깜깜한 동굴 속으로 던져진 것 같기도 하다가 저 끝에서 조금씩 밝게 비추는 빛의 그림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허용이라는 자리에 서있기도 했다. 책은 혼자 읽었는데,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내내 씨름하며 보낸 시간 같았다.

     

    <시크릿을 깨닫다> 이후 두 번째 책을 쓰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나오나 늘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참 오래 걸렸다. 책을 읽어보니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관념 분석의 실제 사례를 다뤘기 때문. 카밀로 쌤의 수업을 듣거나, 혹은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관념 분석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관념 분석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정적인 현실을 창조하는 관념을 찾아내서 허용과 재규정을 통해 부정적인 현실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어떤 이유로 그것을 시작하든지 문제 될 것은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관념 분석을 통해 삶의 변화가 찾아오기까지는 끈질긴 수행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할 것 같다. 이번 책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던 이유는 누군가의 삶이 변화하는 시간을 담아야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감사했다. 그 긴 시간들을 기다려서 책 속에 담아주었기에. 나는 그래서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 책에는 글쓴이의 사랑이 가득하니까. 이 자리를 비로소 카밀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당신의 현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0대인 내가 이 말을 들었다면, 나는 아마도 불같이 화를 냈을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신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미치도록 혼란스러운 상태였으니까 말이다.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이 인간을 괴롭히느냐면서, 그게 신의 사랑인 거냐고 세상 억울해하며 슬퍼하던 내가 아직도 선하다. 지금 보니 그 마음 옆에 신을 간절하게 찾고 있는 내가 있음이 보인다. 맞다. 나는 늘 간절했다. 제발 나를 창조한 신이 선이기를. 사랑이기를. 제발 무자비한 지성이 아니기를 빌고 또 빌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기꺼이 지옥에 가겠다고 선언하던 치기 어린 시기도 있었다. 지금 그 순간을 마음속에서 떠올리니 그 시절의 나를 너무나 사랑하는 시선이 있다. 그렇다. 나는 늘 신의 따뜻한 사랑 속에 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당신의 현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만든 것입니다. 나의 관념입니다.

    마음공부를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한 때에 이 말을 처음 듣게 됐다. 와.. 너무하네. 난 한 번도 이런 현실을 원한 적이 없다고요. 어느 정도 마음의 중심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이었다. 부정하고 달아나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는 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걸 원하고 있는 건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직면하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절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겉에 있는 마음을 한꺼풀씩 벗겨내니 깜깜한 감옥 안에 너무나 작고 연약한 존재가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는 모습으로 드러났다. 관념의 실체는 가장 상처받고 약하고 연약한 아이였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존재. 그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나는 그 아이를 그대로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그저 사랑이었다. 아이는 존재 그대로 사랑받아야 하니까. 조건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순간 나는 아이의 어머니일 뿐이다. 내가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라서 이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관념 분석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아이 앞에서 무한대이다. 모든 조건을 걷어내고 오직 존재 자체로 아이를 사랑해 주고, 자신의 존재의 귀함을 모르는 아이를 보며 아파하는 것. 어머니는 아프고,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결국 사랑 안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어머니는 위대하다. 아이를 낳을 때 고통이 그와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니도 허용된 더 큰 사랑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니 어머니도 쉴 곳이 있다. 모든 것이 사랑 안에서 이루어진다.

     

    책의 관념 분석 사례를 보면서 나를 들여다봤다. 그중 일부 기록들을 옮겨온다. 

    씨름을 했던 흔적의 아주 일부분들이다. 

     

    p.95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바로 이 마음입니다. 이것이 신의 허용(사랑)이자 만족이며, 감사의 원동력입니다. 당신의 현실이 비참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곧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나도록 인정되고 허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시크릿을 깨닫다>라는 책을 읽을 때부터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말. 하나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나는 그의 축복 속에 있는 존재이니, 모든 것은 그의 뜻대로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p. 110

    당신은 아내를 믿지 않았습니다. 아내를 항상 부족한 사람으로 보고, 아내를 신뢰하지 않았던 겁니다. (중략) 그녀를 믿지 못했다는 건, 그녀를 인정하지 않아야만 당신의 신념이 지켜지기 때문입니다.

     

    - 남편에 대한 생각이 겹쳤다. 나는 남편을 믿지 않는다. 그는 날 지켜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를 항상 부족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닐까. 남편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 나의 마음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그에게 용서를 구할 필요가 있다.

     

    p.132

    그는 무언가를 책임지는 상황을 '외딴섬에 홀로 고립되어 벌이는 외로운 싸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 나의 경우도 무언가에 책임지는 역할 맡는 것을 두려워한다.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이전의 경험에서 쌓인 느낌이 책에서와같이 '외딴섬에 홀로 고립되어 벌이는 외로운 싸움' 딱 이거였다. 외롭고 힘들었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지 않고, 잘못된 것에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만 같았다. 나 좋자고 시작한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혼자 괴로워야 하는지 우울했다. 이런 경험이 '리더'의 자리를 멀리하게 하도록 한 것 같다.

     

    - 버림받는 게 두렵다. 버림받지 않고 비난받지 않으려면 완벽해야 한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 피곤하고 나를 갉아먹는 일이다. 완벽하지 못할 거 차라리 시도하지 않는 게 나아.

     

    - 나의 깊은 내면에 비난받는 것이 두려운 아이가 있다. 굉장히 깊은 곳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게 느껴진다. 비난으로부터 고통받았던 아이. 늘 버려질까 두려웠던 아이. 이 아이는 언제부터 여기 있던 걸까.

    이런 두려움은 내가 리더의 자리에 있을 때마다 비난받는 현실을 만들어 왔다. 그래서 이제는 무언가 책임을 지고 리드를 하는 포지션을 두려워하게 했다. 아이야. 너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거니?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니.

     

    p.181

    우리의 삶은 언제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가장 원하는 것. 그리하여 나의 현실로 채택된 것들이 채워집니다.

     

    - 내 마음속에 공연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남들이 와서 실망하면 어쩌지?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 이런 두려운 마음. 완벽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실망하고 나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렵고 불안한 내 마음. 그래 그랬었구나. 그렇구나. 너의 깊은 불안함을 내가 그대로 인정해. 불안하고 두려워도 괜찮아. 나는 알고 있어. 우리는 드러나야만 하는 존재인 것을. 우리의 마음, 감정은 결코 옳고 그름이 없어. 그대로가 존재의 이유야. 무대에 오르고 싶던 시작을 떠올려 봐. 내가 무대에서 좋아했던 것. 내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를 부르려고 했던 그 시작 말이야. 나의 에너지를 바깥으로 표출하는 행복. 내 존재를 표현함으로 느끼는 자유함. 기쁨과 설렘들. 지금의 두려움과 불안함은 내가 그만큼 소중히 마음을 다해 공연에 임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야. 넌 그대로 완벽해. 나는 기쁨, 설렘. 춤과 노래에 대한 진심. 그거면 되는 거라고. 나는 언제나 OO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어. 언제나 잘 해내리라는 걸 믿고. 이미 모든 걸 이룬 내가 있다는 것도 알아. 내가 나로 살고 있는 지금 순간이 감사해. 나를 통해 이루어질 모든 일들이 기대돼. 뮤지컬이 너무나 감사해. 행복해. 나의 삶이 특별해.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 멋진 공연이야. 꿈은 이루어졌으니, 나를 더 표현해 보기로 해. 사랑. 감사. 나는 행복한 나를 표현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p.187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사람들이 나를 받아주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이유는 당신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p.393

    우리의 몸 그대로가 현실입니다. 나는 몸을 얼마나 사랑하나요? 몸을 사랑하는 것은 몸을 이루는 모든 감각과 의식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사랑(허용)하는 것입니다. 몸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이 바로 이것입니다. 몸은 나의 현실입니다.

     

    - 몸의 사랑. 몸의 허용. 이것을 알아 보게 되니 몸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내 현실이 바로 몸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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