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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서평] 책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작성자 bran 등록날짜 2022-10-22 21:25:01 / 조회수 : 255
  • 이 책을 읽는 마음 

    이 책은 읽어내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이 나를 읽어내도록, 허용해야 하는 책이다. 

    나의 움켜쥐었던 마음에게 허용이라는 틈을 주어야, 비로소 가까워지는 책이다. 

    나의 고정되고 좁은 시선에게 더 넓은 시야와 낯설음을 직면하여 버티고 바라보는 시간을 주어야,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이 책을 대하는 태도 

    이 책은 질문하는 책이다. “너는 어떤 사람이냐?”, “너의 진짜 속마음은 뭐냐?”, “너 자신도 모르는 네가 진짜 바라는 것이 도대체 뭐야?”, “그래서 정말 너가 하고 싶은 게 뭔데?” 등. 

    이 책은 내가 읽고 평가하는 ‘문자/글자'가 쓰여진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에게 질문하고 생각하고 대답하라고 요구하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주 멈추게 된다.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을 알아라”라는 성경의 인용구가 생각난다. 

    잠깐의 그 멈칫하는 순간, 내 안에 있는 ‘아주 미세한 파동’을 감지하고 그 파동에 머물러, 그 실체가 선명해 지는 시간이 필요한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읽는 틈틈이, 시선을 내 마음에로 향하게 해야 하는 책이다. 

    눈을 뜨고 책을 읽다가도, 잠깐 눈을 감고 내면을 들여다 하는 책이다.

    머리 속에서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기 보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내 마음 상태를 섬세하게 느껴봐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할 것 

    이 책은 거울이다. 그 거울에 비친 ‘내 의식 속 이미지’를 바라보게 한다. 

    하지만 그 거울의 이미지 앞에서도,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유리창의 얼룩이나 안경의 지문처럼 내 관점이 맑고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내 관점 자체'에 관심을 갖게 한다. 

     

    이 책은 자유를 알게 해주는 책이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일까? 추상적으로 자유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 부모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로부터 학습되고 경험되어 ‘조건화된 관념’에 대한 자유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 조건화된 관념은 분명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당연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었던 것들로 여겨지지만, 실상은 두려움에서 비롯된 관념들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들이 ‘조건화된 관념’을 형성하고 견고하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나의 근원은 ‘선하고 따뜻한 사랑' 자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물론 나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본 모습도 ‘선하고 따뜻한 사랑'일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활용 방안 

    한 번 읽고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는 책이 아니다. 

    책이 나를 읽어내면서 포착되는 ‘저항'과 ‘관념'에 대한 나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적어 정리하고, 그 안에 깔려 있고 은폐되어 있는 ‘심층적인 관념'을 찾아내야 한다. 나의 경우, ‘내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진솔하게 자문자답하는 시간이 도움이 되었다. 금방 찾아내면 좋겠지만, 이해와 자유에 대한 좋은 지향에서 비롯되는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 내 마음에 걸리는 부분에 ‘조급하지 않게', ‘단정짓지 않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느끼는 ‘머무름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그 해결 방안(솔루션)을 나에게 적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나 자신만의 문제를 직접 직면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한 마음 가짐에서, 그물에 걸리는 바람을 찾아낼 만큼의 ‘명확한 인식의 집중력'으로, 내 안의 저항을 발견하고 그 저항을 진심으로 허용하여 얻게 되는 새로운 인식/관점으로 나 자신의 인식을 새롭게 셋팅해야 한다. 내 인식이 곧 나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떻게 바라보겠다는 새로운 인식은, 억지로도 강제로도 규정될 수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여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같다. 

     

    책을 읽고 관념 분석 작업에 체화될수록, 일상을 보내는 내 마음의 압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것 같다. 

    ‘좀 더 편안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좀 더 관대하게 대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p.s) 

    책에서 강조하는 ‘관념 분석’은 예전에 꾸준히 하던 ‘의식 성찰'과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소홀히 했던 ‘진짜 나 자신에게 소중한 시간'을 다시금 찾아 만나게 해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특히 내가 외면했던 ‘뭔가를 읽고 깨달아서 남들과 다른 누군가가 되려는 마음’을 직시하고, 나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얻기 위한 [조급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은 내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느 책에서 본 문구가 생각난다. 죄는 “자기 관점의 절대화”라고. 

    모든 것을 허용하는 ‘사랑 자체’인 참된 근원과의 관계가 단절될 때 저항이 생기고, 그 저항을 포착하여 허용하기 시작할 때, 다시 사랑의 근원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책과 별도로 기억하고 숙고할 단어들 : "존재와 인식의 근원적 동일성, 비이원성, 상대성, 부정성 허용, 수동적 능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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