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수업후기

수업후기

제 목 공인회계사 이수오
작성자 이수오 등록날짜 2022-10-14 20:59:50 / 조회수 : 461
  • 가 되고싶었다. 공인회계사.



    시작은 미약했다. 나는 문과에서 그나마 취업이 잘된다는 경영학부에 성적맞춰들어왔었다. 학교를 그렇게 다니고싶지도 않았다. 캠퍼스 로망도 없었다. 왜냐고?



    고3, 수능이 끝나면 죽겠노라고 결심했었다. 2009년 1월 30일에 죽겠다고 결심한 날부터 비밀번호는 0130을 썼었다. 0에서 시작해서 삼각형을 그리며 다시 0으로 돌아오는 그 숫자. 하지만 죽을 용기도 없는 못난 여고생은 그날에 죽기로 결심한 저수지엔 가보지도못했다. 그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엉엉 울기만 했을뿐.



     



    그렇게 죽지못해 살아남아 어영부영 새내기가 되었다. 봄바람과 벚꽃이 흩날이던 어느날, 희한한 소리를 들었다. 공인회계사라는 직업이 있는데, 돈을 많이 번다는 소리였다. 평균 준비기간은 3년인데, 대부분 대학교 3,4학년때부터 준비한다고했다. 1학년일때부터 준비하면 졸업하기전에 자격증을 딸 수 있지않겠냐. 졸업전 자격증만 따면 돈많이주는 직장이 보장된다는 이야기.



     



    돈때문에 죽고싶다는 생각까지 하고있던 나의 새로운 꿈으로 삼기에 매우 적합한 직업이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직업에 돈도 많이 버는데, 나에게 남은 4년을 걸어봐도 되겠구나 싶었다. 



    시험을 통해 내가 얻고싶었던건 편하게 돈 많이 버는 전문직 타이틀이었다. 또한 그로 인한 타인의 인정이었다.



    하지만 내가 얻은건? 난 역시 안되나봐. 왜 나는 이렇게 가난해서 수험서를 제본떠서보고있냐. 왜 나는 이렇게 처량하게 공부해야되는거냐. 인강들을돈도 없다. 나는 왜 이것밖에안되냐.....하는 마음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타인과의 비교에서 열등한 위치를 차지하는 마음. 그 마음은 하루에도 12번씩 올라와서 마음자리 한가운데를 차지하고있었다.



    이때 했던 첫연애도 실패했다. 엄청난 자괴감, 버림받은 느낌과 더불어 집착과 사랑받고싶은 욕구가 올라왔었다. 그리고 이런 감정에 휘둘리면 안된다고, 극복해내고 공부하자고 아주 억눌렀었다. 내가 합격해서 보란듯이 성공할거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결국 관념이 이겼다. 나는 공인회계사가 못되었고, 내 관념은 얻고싶은 거의 모든 감정들을 다 얻었다. 나는 감정에 떡이되서 내가 지금 뭘 느끼는지도 모른채 휘둘려다녔다.



     



    어쩌다보니 내가 회계사가 되든 안되든 괜찮으니 결혼하자는 남자를 만나 결혼했고 떡두꺼비같은 자식을 낳아 살고있다. 하지만 가지 못한 길은 언제나 미련으로 남아있다. 



     



     



    이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건 당연히 세무사 E씨였다. 세무사가 되어서 열심히 살고있다는 E씨가 너무 부러웠다.



    얼마나 힘든길일진 모르겠으나 나도 한번쯤은 내 안의 관념을 만나는 길을 걷고싶다. 내가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했던 그 관념을 만나, 일생일대의 경합을 벌이고싶다. 목숨내놓고 하는 치열한 배틀을 한바탕 신명나게 해보고싶다. 나도 걔도 싸우다 지쳐 쓰러졌을때 물어보고싶다.



     



     



     



    나한테왜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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